제35회 감독선거 당선인 인터뷰 – 미주자치연회 이철윤 목사

– 한국연회 귀속 ‘청원파’와 계속 대화 통해 함께 가도록 노력할 것
– 자치법 … 교리와 장정에 부합하도록 내용 대폭 수정해
–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건강한 연회’가 되도록 기도해 달라

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미주자치연회 감독 당선인 이철윤 목사. (인터뷰 중간에 휴대폰으로 촬영했기에 반사된 기자의 노트북이 안경 속으로 보인다.)
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미주자치연회 감독 당선인 이철윤 목사. (인터뷰 중간에 휴대폰으로 촬영했기에 반사된 기자의 노트북이 안경 속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의 확대, 예비 후보 등록제, 전자투표 도입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한 제35회 총회 감독선거가 지난 9월 24일 종료됐다. 당선된 12개 연회(미주자치연회 포함)의 새로운 감독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맞춰 남다른 각오로 임해야 할 때다. 이에 본지에서는 앞으로 중요한 2년을 앞두고 각 연회를 이끌 감독 당선인들을 만나 각 연회의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늘은 다섯 번째 순서로, 지난 5월 자치법에 의해 선거를 치러 단독후보로 당선된 미주자치연회 이철윤 목사(미동북부지방회 퀸즈교회)의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는 지난 10월 3일(월) 오전 9시(한국 시각) 줌(zoom)으로 진행했고, 질문과 답변 내용을 요약하여 게재한다.

이철윤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 81학번으로서 감신대 졸업 후 Canadian Theological Seminary에서 리더쉽을 공부했고 Wesley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 목회경력으로는 1990년 샘터교회에서 서리 전도사로 시작해 청량리교회 부목사, 캐나다지방 캘거리제일교회를 거쳐 현재 퀸즈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이철윤 당선인이 시종일관 강조한 것은 ‘작지만 강하고 건강한 교회가 되는 운동’(S.S.H 교회운동=Small Strong Healthy 교회운동)이었다.

■ 지난 5월에 당선되셔서 늦은 감이 많지만 감독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당선인 신분이 되셨습니다. 소감을 부탁 드립니다.

먼저,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코비드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교단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에 무거운 직임을 맡게 되어 마음에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오직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무릎 꿇어 기도하며 주님께서 맡겨주신 직임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 미주자치연회는 제34회기 동안 줄곧 감리회 전체의 관심꺼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현재 미주자치연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서 가장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 문제를 풀어갈 묘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우선, 우리 미주자치연회를 위해 여러 모로 관심 갖고 의견을 주시면서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생각해 보면, 어느 연회든 어려운 사안과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우리 연회도 보다 건강한 연회가 되기 위해 성장과정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극단적인 자세”를 지양하고 할 수 있는 한 “서로 소통하고 인내하며 문제라고 여겨지는 사안들을 함께 더불어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철윤 목사
이철윤 목사

■ 여러모로 약한 미주자치연회에서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 가운데서 가장 중점을 두시는 사업을 꼽는다면 어떤 것인지요? 더불어 꼭 실천하실 약속을 말씀하신다면요?

지난 5월 연회에서 당선확정 후 연회원들께 말씀드린 것처럼 팬데믹으로 인해 선교적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겠지만 미주는 이전 보다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주자치연회 안에 속한 모든 개체교회가 “작지만 강하고 건강한 교회가 되는 운동”(S.S.H 교회운동=Small Strong Healthy 교회운동)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견고하게 자라나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감독은 물론 연회의 모든 리더들을 비롯해 지방회와 이에 속한 모든 개체교회가 긴밀히 협력할 방안을 찾고 반드시 실행할 것입니다. 

미주자치연회는 미주지역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일부까지를 선교지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크게는 미국 내 5개 주가 한 지방회 안에 묶여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물론 교회 간의 영적인 교류가 쉽지 않습니다. 그저 1년에 한 번 정기연회 때나 만날 수 있을 뿐입니다. 지역적인 제한이 큰 셈이지요. 더구나 미주 교회에서도 젊은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세 위기입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개체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세대 간, 직분별 소통이 절실합니다. 

■ 그렇군요. 미주의 특성상 당연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더욱 힘든 현실이군요.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소통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지방회 내 자기 건물을 가진 교회를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지방회별로 약 20% 정도 됩니다. 그런 교회를 섭외하여 그룹별로 정례모임을 갖고 목회에 대한 고민을 나누려고 합니다. 프로그램도 좋고 성경공부나 영성훈련 등 서로의 목회경험을 나누면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담 코디네이터도 세울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와 기도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옷’을 찾아 입으려는 시도를 할 것입니다. 또한 ▲생활이 어려운 목회자들에게 힘을 얹어주기 위한 방안도 함께 찾아갈 것입니다. 지방회 단위로 줌(zoom)을 이용해 논의하고 그것을 다시 연회 차원으로 승화해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면서 ‘함께 가는’ 연회가 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이 계획은 저의 임기를 넘어 차기 감독님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체계화 할 것입니다. 연금제도에 대한 고민도 할 것입니다.  

■ 갈등이 없는 교회가 대부분이지만, 갈등을 안고 있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특히 미주자치연회는 소위 한국 연회로 귀속하려는 ‘청원파’와의 갈등이 큰 과제일 것입니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떤 원칙으로 임하실 계획이신지요?

말씀하신 부분은 우리 연회의 가슴 아픈 부분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 누구의 탓이라고 책임을 논하는 자세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연회와 교회가 되기 위해 쉽지는 않겠지만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식이 아닌 화해와 협조를 통한 길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온 과거의 감정적인 상처들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연회의 안정과 건강한 연회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소위 한국의 연회로 귀속되길 원하는 분들과 개인적 문제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반갑게 만나 대화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서로 한 발 물러나 양보하고 타협하면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취임을 앞두고 2주 전부터 당사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잘 대화하여 합의점을 도출해내고 연회원들의 총의를 이끌어내 선한 결과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미주자치연회는 존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이별하여 ‘반쪽짜리’로 존속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하여 함께 가야 합니다. 

한국 연회로의 소속을 원하는 소위 '청원파'와의 갈등 해결에 대한 생각과 의지를 밝히는 이철윤 목사 
한국 연회로의 소속을 원하는 소위 ‘청원파’와의 갈등 해결에 대한 생각과 의지를 밝히는 이철윤 목사 

■ 한켠에서는 미주자치연회의 자치법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미주자치연회의 존폐문제가 거론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한국교회 안에서도 찬반 의견이 많이 갈립니다. 감독님으로서 어떤 생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실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그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미주자치연회의 역사도 30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주자치연회는 캐나다와 미국 전역, 중남미지역 감리교회들의 운명과 함께 해왔습니다. 이 말은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 밖에 없고 자세히 알 수 없는 이민 사회의 토양과 독특한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목회자들과 이름 모를 성도님들이 지금껏 눈물로 기도하며 애써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던 중에 한국의 입법총회에서 현지의 독특한 사정을 보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자치법”을 만들도록 입법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자치법이 입법된 시간이 몇 년 되지 않은 까닭에 자치법의 영역이 어느 정도까지인지의 논제가 논쟁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미주자치연회는 이런 이견을 감안해 연회의 행정과 선교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최소한의 조항만을 남기고 가능한 교리와 장정에 맞도록 개정했습니다. 제가 자치법 개정위원장을 맡아서 이런 과정을 주도했습니다. 오해될만한 조항들은 삭제하고 필요한 부분만 포함시켰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자치법임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미 지난 입법의회에서 자치법은 미주자치연회에서 최종입법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입법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입법 혹은 개정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 연회는 이런 과정을 존중합니다.

저는 감독 취임을 앞둔 시점에서 연회가 지금까지 30년 넘도록 자라오는 동안 수많은 목회자들과 고국을 떠나 미주에 정착해 자신들 삶의 대부분을 교회와 함께 살아온 성도님들을 사랑하고 존중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연회의 성도들에게 ‘제2의 고향’ 같은 미주자치연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의 한 연회로서 든든하게 설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는 저만의 마음이 아니라 우리 미주자치연회의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의 마음이라고 확신합니다.

■ 향후 2년 동안 연회를 이끄셔야 합니다. 연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건강한 연회’가 되도록 세워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돌파해 가야 할 역사의 현장에 서 있으니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각 교회와 성도들 모두가 무엇보다 ‘신앙의 기본을 튼튼하게 세우고 실천하는, 작지만 강하고 건강한 교회와 성도”가 되도록 성령님께 간구하며 겸손하게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S.S.H 운동’에 다함께 해 주세요. 저의 임기 2년이 아니라 향후 4년을 내다보며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네트워크 운동을 통해 우리 연회가 든든히 서 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길 거듭 부탁 드립니다.  

더불어 한국의 감리교회 동역자들과 성도들에게 부탁 드립니다. 미주자치연회가 한국과는 많은 점에서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이해 해 주십시오. 지난 몇 년 동안 미주자치연회 문제로 마음에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서 감독 당선인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주자치연회를 건강하게 잘 세워 가도록 기도해 주시고 관심을 가지고 격려 해 주십시오. 그 관심과 격려가 미주자치연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 웨슬리안타임즈가 창간한지 3년이 되었습니다. 웨슬리안타임즈에 대해서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창간한지 3년이니 세계적 상황으로 볼 때 ‘전무후무한 거센 팬데믹의 힘겨운 시간’을 지난 기간이네요.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뚫고 나와 3년차를 맞이했고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자랑스런 언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중에 있는 웨슬리안타임즈는 앞으로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잘 감당하리라 믿습니다. 진심으로 축복하고 축하하며 앞으로도 정론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이철윤 목사가 시무하는 퀴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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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교회 주일예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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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에서 축도하는 이철윤 목사